감자탕이라 불리는 이유가 감자때문이다!? (feat. 감자탕의 어원)
음식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음식의 유래나 원조, 또 왜 이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어원들이 궁금해진다. 그런 음식들이 너무나 많지만 평소에 설왕설래 말들이 많았던 대표적 음식 중 하나가 바로 감자탕이 아닐까 싶다.
감자탕이라 하면, 돼지 등뼈와 감자가 주 재료로 거기에 우거지나 시래기, 들깨, 깻잎 등과 양념을 넣어 끓여 낸 탕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점심에는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 나온 한 그릇은 든든한 한 끼로도 손색이 없고 저녁에는 전골냄비에 등뼈를 발라 먹으며 마시는 반주를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한다.
그렇게 먹다 보면 누군가가 이런 말을 툭 꺼낸다.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인가?
그러면 감자탕에 대한 어원과 유래에 관련해 본인들이 주워들은 이야기들이 줄줄 나온다. 그중에 시중에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감자탕의 유래는 크게 세 가지로 좁힐 수 있을 것 같다.
하나. 감자를 넣어 끓인 탕이라 감자탕이라 부른다.
둘. 돼지고기의 특정 부위를 감자라 부르는데 그래서 감자탕이라 부르게 되었다.
셋. 감자를 감저(甘猪)라 하고 거기에 감자를 몇 개 들어간 것으로 감저탕이 감자탕의 어원이다.
진짜! 감자탕의 유래는 무엇인가?
각 주장 중 무엇이 100% 맞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음식은 기본적으로 당시 시대의 상과 문화를 담고 있다는 것인 개인적인 생각이며, 그런 취지로 볼 때 첫 번째 감자가 많이 들어가서 감자탕으로 불렸다가 가장 설득력이 높다 하겠다.
하나. 감자를 넣어 끓인 탕이라 감자탕이라 부른다.
그렇다. 감자탕은 우리의 고유의 음식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유래된 음식의 경우 당연히 어원은 그 나라의 말로부터 출발할 수 있지만, 감자라는 한자어로 돼지뼈를 지칭하는 단어는 없다고 한다.
또, 과거 감자를 감저(甘猪)로 불리웠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 의하면 감자는 순조 때(1824년) 청나라에서 전해졌는데 북저(北藷) 혹은 토감저(土甘藷)라고 했다고 하는데*...
이는 감자탕의 어원이라기보다는 감자가 과거 조선시대에 어떻게 불리웠는지 이야기일 뿐. 감자탕과는 별개의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의견에서 처럼 돼지고기 특정부위를 감자라 부른다는 내용은, 이야기만 있고 실체는 없는 내용이다. 실제 정육점이나 도축장에서 어떤 분위가 감자라고 불리는 곳인지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볼 수는 없다고 하니. 이런 미스터리가 없다.
지금도 검색을 해보면 그렇다는 라는 이야기는 많지만 정확하게 어떤 분위를 말한다는 그림이나 상세한 위치를 지목하는 자료는 보기 힘들다.
오히려, 돼지고기 부위 이름이 모두 삼겹살, 목살, 갈매기살, 앞다리살 등 우리말로 되어 있는데 왜 하필이면 뼈 부위만을 감자로 했는가라는 합리적 지적은 여러 가지 유래설에 의문이 든다.
또, 우리나라가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전까지 식생활은 주로 끼니를 때우기 위한 밥이었고, 80년대가 되어서야 돼지고기 등의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70년대 후반에 먹던 그때부터 원래 감자와 김치 등을 넣어 먹던 감자탕이 80년대에 들어서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돼지고기 뼈 등을 넣어 끓여 낸 것으로 변했고, 감자의 출하시점에 따라 감자보다 뼈나 살코기가 더 많이 들어가는 정도로 다양성이 추가되었다는 가정이 훨씬 더 타당하게 보인다.
우리가 최초에 알고 있었던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이라는 그 말이 어쩌면 가장 진실에 가까웠는지 모르겠다.
[출처: 식품 외식경제 _ 외경시론, 권대영 한국 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 부장]
http://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035
* 헬스경향 - 14.11.18, 감자탕에는 원래 감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