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라소바와 마제소바는 같은 것? 다른 것?
일본 라멘이 대중화되고 나서 일본 스타일 비빔국수인 마제소바까지 많아졌다. 주변에 마제소바를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까지 있으니 음식의 국경은 더욱 약해지고 있는 게 요즘이다.
그리고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아부라소바를 알게 되었는데... 그 둘의 차이는 뭘까?
둘 다 비슷한 비빔국수!
먼저 일본어의 뜻을 알아보면, '油そば'는 기름소바다. 사실, 소바는 메밀이라는 뜻인데 메일은 들어가 있지 않고 국수를 소바라 부르는 경우라 보면 될 듯하다. 그리고 마제소바는 'まぜそば' 섞다라는 뜻의 마제루와 소바가 합쳐진 말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둘 다 일본식 비빔국수로 아부라소바는 기름이 들어간 비빔국수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로 비교해 본다면 들기름 비빔국수와 그냥 비빔국수 정도의 차이랄까?
어디가 맛있을까?
세상의 맛집이야 너무나 많고 다 가볼 수는 없는 법이지만, 마제소바는 가장 처음 경험했던 멘야하나비 본점이 최고였다. 벌써 몇 년 전이기도 하고 그때는 멘야하니비는 잠실에 있는 것이 유일할 때였다. 혼자 찾아간 덕에 1인석 자리가 비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게 되었었다.
당시만 해도 마제소바라는 이름보다 일본식 비빔국수로 설명되는 게 보통이었던 때였다. 적당한 진득함에 입에 착 붙는 감칠맛과 면발 뭐 하나 빠질지 않는 그런 맛이었다. 다 먹고 나서 식초와 함께 밥을 비벼먹는 것도 별미였던 그런 기억이 생생하다.
그 이후로 마제 소바를 몇 군데서 먹어봤지만 그때만큼의 만족도를 느껴본 적은 없다. 아마도 맛보다는 처음 느꼈던 맛의 각인을 뛰어넘지 못해서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번에 일본에서 경험했던 아부라소바. 사실 아부라소바는 이번 일본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도쿄에서 해당 체인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저녁 이자카야에 가기 전 들렸었다.
처음 면을 비비고 첫 입은 좀 짜고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토핑을 (식초, 고추기름, 양파) 내 입맛 기준에 맞추고 계란을 잘 섞어 먹으니 입에 딱 맞았다. 맛만큼은 최고였고, 한국인에게 더할 나위 없을 정도 맞춤형 스타일이었다.
고추기름을 넣어 약간의 매운맛을 가미하고 기름진 풍미가 더해져서 인지 맛이 풍부해졌고 먹다보면 식초, 고추기름을 계속 추가하게 된다. 小 자 면 기준으로 식초 세 바퀴, 고추기름 두 바퀴 정도로 안내되어 있으나 어디까지나 일반적 기준. 실제로 먹을 때는 훨씬 많이 뿌려야 맛이 폭발하듯 살아난다.
맛이라는 것이 다 개인에 따라 그 입맛이 다른 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둘 중에 굳이 꼭 하나를 선택하라면 아부라소바를 고를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다시 생각나는 맛이다!
P.S. 일본에서 빨간색의 기름유의 한자가 보인다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P.S. 23년 봄에 대만을 갔는데... 대만 타이페이에서도 아부라소바 지점을 발견해서 가서 직접 먹어봄!! 역시 맛있으나 왠지 일본이 조금 더 맛있었나 싶기는 함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