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극장판, 더 퍼스트] 가슴을 울리는 추억, 명작의 또 다른 모습
결과를 안다. 애니는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만화책으로만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또, 명장면과 명대사는 인터넷에 어디서든 가끔 인용되면서 만화의 기억들이 강제 소환 되곤 했다.
그렇게,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지만 그 장면이 어떻게 펼쳐질지 숨죽이며 스크린을 집중했다.
일부 내용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스케치로 주인공들이 나오는 장면부터 가슴이 일렁인다. 각자의 평은 다를지 모르지만, 적어도 슬램덩크와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송태섭의 서사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새로운 생동감을 불어 넣었고, 전체적인 플롯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결말을 더욱 입체감 있게 만들었다. 조금은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송태섭의 엄마의 평범함, 그리고 주근깨가 나는 감독의 리얼리즘을 적나라하게 표현 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3D로 생동감이 살아 있었다. 작화와 연출! 진짜 이렇게 잘 표현했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감정이입과 감동으로 눈물이 찔끔나오는 정도라니... 그랬다. 극장판인 슬랭덩크는 버저비터와 같은 짜릿함이 넘치는 영화다.
연출이나 작화는 개인적으로 아주 훌륭했다고 본다. 송태섭의 서사를 추가하면서 원작의 팬들도 새로운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기존의 강약이 다소 가감 되는 부분이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전체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평하고 싶다.
플레이 도중에 과거 이야기를 넣는게 다소 흐름을 끊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적절한 경계를 잘 지켜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버저비터의 장면에서 연출은 보통의 영화에서 처럼 부저 소리를 시작으로 적막을 깰 껏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을 깨부셨다. 길어지는 적막 속에 '아, 그러면 그 장면인가?'라는 생각이 들 무렵. 역시나 그랬다. 슬램덩크의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그 장면. 그 장면이 그대로 애니메이션에서 진짜 살아있는 듯 구현되었다는 그 느낌이란. 명료하고 짜릿하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을 때, 30~40대의 혼자 온 남성들이 꽤 많았다. 여자 혼자 보러 온 사람도 있었고, 남자들 무리가 같이 온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나 역시 토요일 오전 아침에 조조를 보고 왔다.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세대를 함께 겪어온 우리 내 추억이자 회상을 함께하는 동질감. 나의 감동이 그들의 감동이 같을 거란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과거의 친구와 추억을 함께 한 듯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꼭 보기를 권한다!
P.S. 만화책은 몇 번을 봤지만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본 적은 없는지라, 성우에 대한 편견은 없었다. 그리고 그런 덕분에 자막판을 봄에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