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2024 미슐랭에 선정되면서 사람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전부터 유명세가 오르기 시작했던 곳일 수도 있는데, 어쨌든 북촌 한옥 마을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겸사겸사 검색해서 다녀왔던 곳이다.
평일 아침에, 심지어 비가 오는데도 벌써 부터 줄이 있었다.
공식 오픈 시간은 11시 30분인데, 도착했던 시간이 11시 정도였다. 이렇게 핫한 곳이구나!
휴일은 월요일이다. 그리고 이곳은 목록에 이름을 적거나 혹은 줄 서서 기다리는데, 아침 시작에는 줄 서는 방식으로 하고 오후에 대기 리스트를 적을 수 있게 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11시 30분에 입장을 시작했는데... 이런! 앞에서 바로 끊겼다. 쩝!
그리고 나서 대략 20분 남짓 기다리고 입장했던 것 같다. 기다림이 길어진 만큼 맛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지기 마련.
기본적으로 메뉴는 국밥과 제육이다. 그리고 국밥에 어울리는 잔술도 파는데, 낮이라 먹지는 않았다.
이미 마셔본 경험이 있어서 그날 먹지는 않았지만, 소곡주가 향과 맛이 그리 약하지 않기 때문에 페어링으로는 괜찮을 듯.
그리고 고수를 원하면 주는데, 추가로 더 먹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밥도 마찬가지.
국밥 등장.
일단 맑은 국물이다. 맑은 뼈해장국도 있고 맑은 곰탕도 있으니.. 맑은 것 자체는 낯설지는 않은데 국 위에 있는 초록색 기름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그리고 수비드 한 듯한 돼지고기 그리고 등갈비.
고기도 푸짐하게 들어 있다. 가장 궁금한 국물을 먼저 떠먹어보니 심심한 돼지국밥 육수다. 그런데 거기에 매운맛과 채소의 특유의 향이 난다.
기름의 주인공은 청량고추와 케일로 만든 기름이라고 한다.
오일에 향과 풍미를 잘 담았다. 국물을 떠먹을 때마다 심심한 국물과 함께 기름의 풋풋한 케일의 향과 매콤한 맛이 뒤에 천천히 흐르듯 느껴진다.
왜? 평양냉면이 생각나는 국밥으로 평양국밥인가라는 농담을 하는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중간에 고수를 넣어 먹으면 고수향 덕에 또 다른 느낌이 난다. 고수를 잘 먹기 때문에 고수가 전혀 위화감 없이 국밥에 잘 어울린다.
변화와 변주가 있는 국밥이다. 다만, 요즘은 강렬한 것이 주목받는 시대라서 국밥이 칼칼해야지 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듯!
국밥 13,000원
정리의별점 ★★★★
국 안에 얇게 올린 돼지고기는 아주 부드럽고.. 수비드를 했나 싶은 그런 스타일이라면, 등갈비는 등갈비 특유의 맛으로 두 가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먹는 즐거움을 배가 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맛의 변주. 바로 화자오 넣어서 먹기. 화자오는 산초와 사촌이라는데 후추와 산초와 비슷한 맛인 것 같았다. 생각보다 엄청 강한 향은 아니었으나 사천 후추라 불리는 향신료다 보니 후추를 넣어서 먹는 것을 상상하면 얼추 비슷하리라.
다 먹고 나오니 여전히 많은 줄이... MZ 세대를 겨냥한 특이한 국밥으로 안암은 꽤 매력적인 곳이다.
어쩌면 평양국밥이라는 별명 처럼, 다음번, 그리고 또 그 다음번에 먹어봐야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별 다섯 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https://place.map.kakao.com/54632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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